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18주차 회고

 

보노와의 커피챗

한톨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다가 성사된 보노와의 커피챗. 우선 자리를 마련해준 한톨 그리고 시간을 기꺼이 내주신 보노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보내며…🥹

 

요즘 이것저것 고민이 많았다. 앞으로 아카데미 수료까지 남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고, 이렇게 공부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닌지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불안함과 압박감이 자꾸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공부를 하는 시간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까지 무한의 수레바퀴에 갇힌 느낌이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보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지 자주 물어봤었다. 하지만 그러한 질문들 속에서 명확한 정답을 얻긴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커피챗에서 지금 이 고민에서 벗어날만한 해답을 얻고 싶었고, 내가 지금 뭘 해야하는지와 같은 방법론적인 측면에 대한 배움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정말 신기하게도, 보노가 이야기해주신 경험을 통해 지금 나의 고민의 근본적인 원인은 마인드셋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 내가 모른다는 걸 직면하기 어려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꾸 그냥 넘어가고, 이게 맞겠지 어림짐작하고 넘어가는 행동을 했지만 은연중에는 모르는 걸 직면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기에 그것이 점점 자기 확신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름 공부를 했다고 했는데, 여전히 지식이 백지 상태와 같은 나 자신을 마주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점점 시간에 조급해지고 현재에 머무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공부에는 원래 끝이 없기에, 그냥 부단히 공부를 하면서 어제보다 성장해나가면 되는 것이기에 내가 생각하는 지식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하고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는 사람들을 보더라도, 그 사람에게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을지 생각해야지 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나를 깎아내리는 행위도 이제 그만 해야겠다 싶었다.

 

그러기에 내가 지금 가져가야 할 마인드셋은, 내가 모르는 것을 마주하고 모른다고 할 수 있는 태도인 것 같다. 그리고 모르는 것들을 새롭게 알아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발전해나간다면 건강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서, 한톨이 이야기하면서 말해준 개발자가 기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도 기획에 참여하는 개발자가 어떤 메리트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갈팡질팡하던 나에게 좋은 인사이트가 되어준 것 같고 여러모로 정말 나에게 너무나 의미가 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정말 단순히 말로서가 아닌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고,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나의 세계 그리고 나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조금씩 넓어짐을 느낀다. 나도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MC3

꼭 한 번은 팀을 해보고 싶었던 사람들이 모인 우리 팀이다. 한톨, 소이, 짜잔, 소라, 나 이렇게 모인 팀인데 아직 서로 알아가는 중이지만 점점 이 팀에 스며들고 있음을 느낀다.

 

생각보다 챌린지 문장이 빠르게 나와서, 우리 제법 잘 가고 있지 않나? 하고 있을 때 규니가 해주는 챌린지 문장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어야 한다는 말에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기도 했다. 어쩌면 그 과정은 우리가 정말로 이 앱으로서 어떤 걸 전하고 싶은 것인지 그 목적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나답게 사는 방법이 뭐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몰입하는 삶이 나답다는 생각이 들어 그쪽으로 풀어내다가도, 몰입이 수단일 수도 있겠다는 피드백에 정말 나다운 것은 무엇인지 왜 우리는 나다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것인지 다시 고민을 해보는 과정을 겪었다. 나다운 삶을 정의하는 과정을 통해, 나답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주도적인 선택으로 이루어진다는 정의가 내려졌고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확실함을 두려워하고, 미지의 것을 두려워한다는 근거를 찾아내었고 자연스럽게 불확실성을 줄여서 주체적인 선택을 돕자! 라는 Refine 문장이 나오게 되었다.

 

다만 이 조차도, 아직은 모호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인터뷰로 보완해나가기로 했다. 모호할 수도 있고, 어쩌면 조금 심오하게 느껴질만한 주제이지만 중간 중간 팀원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우리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목적을 계속 상기시켜주면서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많은 배움을 얻고 있는 것 같다. 또 끊임없이 왜? 를 던지면서 단순한 표면적인 주제에서 더 근본의 무언가를 분석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점점 더 본질에 가까워지면서 앱을 통해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가 점점 더 뚜렷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건 여담이지만, 이번 챌린지 문장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나를 스스로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은 왜 선택을 내리는 것을 어려워하는지, 그리고 좋은 선택을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회피하지 않고 선택을 잘 내릴 수 있을지 등과 같이 인간의 심리 기저에 깔린 것들을 이해하면서 나를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고민하는 것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에서 태어난 고민들이며 그것들은 내가 현재에 집중하고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시각화하여 인지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고민들을 직면하는 과정이 이번에 한 보노와의 커피챗이었던 것 같다!

 

이번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느낀 유레카! 를 앱을 쓰는 사용자들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현대 사회에서 사용자들이 현재에 집중하고..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만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소이와의 대화

이번 MC3를 같이 하고 있는 소이와의 대화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었다. 우리는 왜 자꾸 이런 딥한 주제에 끌릴까? 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이번 MC3는 산뜻하게 가고 싶은데 다시 딥해진 것 같다 라는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딥한 것에 끌리는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했고, 나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고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앱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나의 관점이 굉장이 교육학적인 관점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동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전공시간에도 영상 속 아이를 관찰하면서 아이의 발달 상태를 분석하고, 행동발달적 측면에서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등을 분석하는 과제를 하곤 했다. 처음 그 과제를 할 때, 많이 힘들고 컷 단위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를 분석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4년간 그러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나는 인간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고 아이의 행동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을 분석하고 어떠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고 오히려 그러한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앱에서도 UX적인 측면 그리고 사용성을 고려한 기획에 많은 관심이 가게 된 것 같다.

 

어쩌면 이것은 MC3를 하면서 왜? 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 부분을 인상깊었다고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나는 왜 사용자 입장에서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사용성을 고려하는 앱을 만드는 것을 지향하는 사람일까? 에 대한 대답을 소이와의 대화를 통해 깨닫게 된 것 같다.